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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MBK와 영풍의 갈등, 정치권까지 가세한 이유는?

 

비철금속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업, 고려아연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뜨겁습니다. 고려아연과 최대주주인 영풍 측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으며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은 이 계약이 위법이라며 강력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분쟁은 단순한 경영권 다툼을 넘어 정치권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한층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배경과 경과, 그리고 정치권의 개입 이유와 향후 전망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발단, MBK와 영풍의 의결권 위임 계약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9월 12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화되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영풍은 MBK에게 의결권을 공동 행사할 수 있도록 위임했고, 일부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부여하여 MBK가 사실상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이 계약이 위법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이 회사 자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MBK에게 이를 넘기는 것은 영풍에게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배임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해 형사 소송까지 제기할 계획입니다.

성난 여론과 지역 경제 우려에 울산시장 등 정치권의 개입

 

고려아연의 생산 시설이 위치한 울산 지역의 정치인들은 분쟁이 심화되자 즉각적으로 고려아연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MBK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 자본에 넘어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단기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인수 후 연구개발(R&D) 축소, 핵심 인력 유출 등 장기적으로 고려아연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김 시장은 2000년대 초반, SK그룹이 외국계 헤지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겪을 때,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통해 시민들이 SK를 지킨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쳐 시민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와 같은 정치권의 개입은 이번 경영권 분쟁이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국가 산업 보호지역 경제와 직결된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울산은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이 큰 만큼, 시민들과 정치인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MBK의 반박, "중국 자본 아냐, 경영권 탈취 의도도 없다"

 

이러한 고려아연과 정치권의 주장은 MBK와 영풍 측에서 즉각 반박을 받았습니다. MBK는 자신들이 2005년에 설립된 국내 사모펀드로, 중국계 자본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MBK는 이번 주식 공개 매수가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것이 아닌, 경영권 강화를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적대적 인수·합병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MBK의 입장은 그들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합법적인 국내 사모펀드로서, 고려아연이 우려하는 중국 자본의 유입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한, MBK는 현재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의 협력을 통해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영풍과 최씨 일가의 지분 싸움

 

이번 경영권 분쟁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고려아연을 소유한 영풍그룹의 내부 갈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풍그룹은 공동 창업주인 장병호와 최기호 회장의 후손들이 각각 영풍문고와 고려아연을 맡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부터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지분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영풍 측은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33.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최씨 일가가 가진 15.6%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습니다. MBK와의 협력으로 영풍 측은 경영권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최씨 일가와의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지분 다툼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후 전망

 

고려아연과 영풍, MBK 간의 경영권 분쟁은 이제 단순한 회사 내부의 갈등을 넘어, 정치권과 시민들의 이목까지 집중시키는 핫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울산 지역 사회에서는 고려아연 보호 운동까지 벌어지며, 지역 경제와 국가 산업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MBK영풍 측은 자신들의 행보가 적법하며, 중장기적으로 고려아연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