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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세월을 견딘 곳은 어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위에 '도시'라는 개념이 언제부터 생겨났을까요?

    역사책을 보면 수많은 나라가 흥하고 망했으며, 도읍지 역시 시대에 따라 옮겨갔습니다. 하지만 전란의 화마 속에서도 끈질기게 버텨내며 지금까지 사람들의 터전이자 주요 도시로 남아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오래된 마을이 아니라, 고대 국가의 도읍이나 주요 거점 도시로 시작해 현재까지 살아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는 과연 어디일까요?

    역사적 기원과 고고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정리한 가장 오래된 도시 순위를 소개해 드립니다.

    오래된 도시 순위

     

    1위: 평양 (B.C. 2~3세기 경 ~) — 한반도 최초의 도성 도시

    한반도 전체 역사에서 가장 먼저 도시 형태의 틀을 갖춘 곳은 바로 평양입니다.

    • 역사적 배경: 고조선 준왕 및 위만조선 시절의 수도였던 '왕검성(王險城)' 위치로 비정되는 곳입니다.
    • 도시의 지속성: 고조선 멸망 이후 한사군의 중심지인 낙랑군을 거쳤으며, 고구려 장수왕이 천도한 이후 고구려의 수도로서 황금기를 누렸습니다. 오늘날 북한의 수도로 이어지기까지 무려 2,200년이 넘는 도시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2위: 서울 (B.C. 18년 ~) — 2,000년 한성백제의 숨결이 숨 쉬는 곳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조선 시대 한양(1394년)부터 시작된 도시가 아닙니다. 그 기원은 무려 백제 초기로 올라갑니다.

    • 역사적 배경: 백제의 창업주 온조왕이 한강 유역에 터를 잡고 건국한 하남위례성(한성)이 서울 도시 역사의 시작입니다.
    • 도시의 지속성: 송파구에 위치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바로 한성백제 500년 수도의 증거입니다. 백제 수도, 고려 시대 남경(南京), 조선 시대 한양, 그리고 현대의 서울에 이르기까지 2,000년 동안 대한민국 역사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3위: 경주 (B.C. 57년 ~ A.D. 1세기) — 천년 동안 수도를 바꾸지 않은 고도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인 경주 역시 한반도에서 가장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 중 하나입니다.

    • 역사적 배경: 신라 박혁거세가 6촌을 통합해 건국한 '서라벌(금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도시의 지속성: 경주의 가장 독보적인 점은 신라가 건국된 순간부터 멸망(A.D. 935년)할 때까지 약 1,000년 동안 단 한 번도 수도를 옮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신라 멸망 이후에도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영남권의 핵심 거점 도시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4위: 김해 (A.D. 42년 ~) — 철기와 해상 무역의 중심, 가야의 수도

    경상남도 김해는 삼국시대의 한 축이었던 가야 연맹의 찬란한 문화가 시작된 도시입니다.

    • 역사적 배경: 가락국(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도읍을 정한 구지봉 및 봉황동 유적 일대가 김해의 모태입니다.
    • 도시의 지속성: 남해안을 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철기 문화와 해상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가야가 신라에 병합된 이후에도 '금관소경'으로 지정되어 지방 요충지로 유지되었으며, 현재까지 활기찬 중소도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5위: 공주 (A.D. 475년 ~) & 부여 (A.D. 538년 ~) — 백제의 자존심을 지켜낸 고도

    충청도의 대표적인 역사 도시인 공주와 부여는 백제가 수도를 옮기며 급성장한 계획도시들입니다.

    • 공주 (웅진): 백제 문주왕이 고구려의 공격으로 한성이 침락당하자 475년 수도를 옮긴 '웅진성'이 그 시작입니다.
    • 부여 (사비): 백제 성왕이 538년 더 넓은 평야 지대에서 국력을 신장하기 위해 재천도하며 만든 도시입니다.
    • 도시의 지속성: 비록 수도로서의 기간은 짧았지만, 백제 문화의 정수를 피워낸 곳으로 이후 조선시대 충청감영(공주) 등이 들어서며 지역의 중심지로 계속 기능했습니다.

    6위: 개성 (A.D. 919년 ~) — 고려 500년 상업과 정치의 중심지

    • 역사적 배경: 고려 태조 왕건이 송악에 도읍을 정하며 '개경'이라는 거대 도성으로 탈바꿈했습니다.
    • 도시의 지속성: 고려 500년 동안 예성강 벽란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 무역 도시이자 정치·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개성상인(송상)의 거점으로 상업적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우리가 매일 걸어 다니는 도시의 역사

     

    정리해 보면 현재 대한민국 실효 지배 영역 내에서 2,000년 이상 연속하여 도시의 정체성을 유지해 온 가장 오래된 도시는 서울(한성백제)과 경주(서라벌)입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출퇴근하고 커피를 마시는 길거리가 알고 보면 2,000년 전 백제와 신라의 조상들이 발을 디디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이 참 신기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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